꾼님께 뉴갤

from 2.5/메이즈러너 2015. 1. 5. 03:19

뉴트갤리로 다시 쓰기 꾼님

 

원글 : http://ragpicker.tistory.com/96

 

 

 

갤리가 이혼을 했다. 학교의 비밀보장시스템이란 것은 얄팍하기 짝이 없어서, 그가 이혼했다는 사실은 채 반나절이 지나기도 전에 온 학교에 퍼졌다. 그 말인즉슨, 병아리처럼 갤리를 졸졸 따라다니던 뉴트의 귀에도 그 소식이 들어갔다는 뜻이었다. 뉴트는 당연하게, 기쁘게 그 소식을 받아들였다. 왠지 가슴 한 켠이 먹먹하고 슬픈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

 

 

아저씨.”

 

 

갤리는 자고 있었다. 햇빛이 얼굴에 정면으로 내리꽂히는데도 인상만 살짝 찌푸린 채로 잘도 자고 있었다. 뉴트는 갤리의 뺨을 만졌다. 그의 결 좋은 짧은 머리도 쓰다듬었다. 아저씨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럽다. 뉴트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갤리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뉴트는 당장에 휴게실 한 켠에서 커피를 두 잔 타왔다. 설탕 두개에 우유 약간. 그는 신중에 신중을 가한다. 갤리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저씨. 좀 일어나 봐요.”

 

갤리는 한참이나 잠에 젖어 허우적거렸다. 뉴트는 끈질기고, 인내심이 강한 편이었다. 아저씨. 또 부른다. 힘주어서, 아저씨. 하고 갤리를 부른다. 갤리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옳거니. 뉴트의 소리에 반응하는 것이었다. 뉴트는 또 다시 갤리를 불렀다. 아저씨. 사랑스러운 아저씨. 갤리의 콧등에 주름이 잡힌다.

 

 

뭐야……. 왜 왔어, 여기.”

 

 

갤리가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로, 방향도 없이 웅얼거렸다. 그는 손을 들어 마른 얼굴을 슥슥 문대더니 자리에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뉴트는 말없이 커피를 그에게 내밀었다. 갤리는 당연한 듯 머그를 받으며 가볍게 고개를 까닥였다. 어쩜 저런 것까지 귀엽고 난리람. 뉴트는 그런 말을 내뱉지 않으려고 제 손에 남은 다른 머그잔을 입가에 가져갔다. 갤리는, 그런 낯간지러운 소리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말을 하지 않아도 뉴트의 눈빛이라는 게 워낙에 강렬해서, 말로 꺼내든 아니든 효과는 비슷했다.

 

 

입에 딱 맞죠?”

 

 

커피를 한 모금 먹고 눈을 동그랗게 뜬 갤리를 보면서 뉴트가 그렇게 말했다. 갤리는 일부러 시선을 피하며 잠이 확 깨는 맛이네.”라고 말했다. 그리고 둘 사이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뉴트는 갤리의 목을, 쳐다보며, 무슨 얘기를 할까 한참 고민했다. 기쁘다고 말하면 안 되지만 생각나는 단어가 기쁘다혹은 즐겁다밖에 없어서 곤란했다.

 

 

이제 나 아저씨한테 시집가도 되겠죠?”

푸흡.”

아니면 아저씨가 오든지.”

학교에선 선생님이라고 몇 번 말해.”

 

 

턱으로 흘러내린 커피를 닦으며, 갤리가 말했다. 곤란하다. 아내와 합의이혼을 한 지는 이미 꽤 된 상태였다. 학교에 왜 이제서야 소문이 퍼진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아저씨. 아저씨. 뉴트가 갤리를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갤리는 알고 있었다. 뉴트가 아저씨라고 부르는 의미를. 그는 아마 발끝에 힘을 줘가며, 갤리에게 키스하고 싶은 충동을 참고 있을 것이다. 별로 좋지 않은 신호였다. 특히나 학교에서는.

 

 

아침마다 커피 타줄게요.”

커피만으로 결혼 생활이 이어진다고 착각하는 건 그만두는 게 좋을 텐데.”

나 잘할 자신 있는데. 밤 생활도.”

푸흡.”

 

 

이건 먹으라고 준 거야 뱉으라고 준 거야. 갤리가 투덜거리며 흘러내린 커피를 닦았다. 뉴트는 갤리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빙글빙글 웃을 뿐이다. 어휴. 저거 저거 얼굴만 안 예뻤어도. 갤리는 그냥 커피 마시는 걸 포기했다. 하도 먹다 뱉어 대서 입천장이 다 까진 것 같았다. 테이블에 머그를 올려두는 것을 보고, 뉴트의 표정이 굳어진다.

 

 

왜요? 별로예요?”

어디 마시게 해줘야 마실 거 아냐.”

왜요. 마셔요, 그냥.”

됐어. 잠 다 깼다.”

 

 

뉴트는 뾰루퉁한 얼굴로 갤리의 머그를 노려보았다. 갤리는 약간 머쓱해졌다. 별로 할 말도 없었다. 평소 그들의 대화란 것은, ‘선생님 좋아요, 선생님 사겨줘요, 선생님 정말 예뻐요.’따위를 일방적으로 지껄이는 뉴트와, ‘좀 저리가.’라고 그를 거절하는 갤리의 반복이기 때문이었다. 갤리는 당연히 뉴트가 자신의 이혼에 대해서 이야기할 거라고 생각했다. 신경 끄라고 말하기위해서 속으로 나름의 예행연습까지 했는데. 뉴트는 그런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키스해요.”

?”

커피 값이요.”

 

 

어딘지 화가 난 뉴트가 그에게 돌진했다. , 하는 소리와 함께 뉴트의 입술은 가볍게 비벼졌다 떨어졌다. 갤리는 잠시 멍해졌다. 입술에 닿았던 감촉이 생각보다 너무 괜찮아서, 깜짝 놀란 것 같기도 했다. 그래. 요즘 좀 외롭게 지내긴 했어. 아니, 억지로 쥐어주고 커피 값을 받아가는 게 어딨어? 갤리가 그에게 따지기 위해서 입을 다시 열었을 때, 뉴트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달려들었다.

 

 

……별로예요?”

 

 

어느새 뉴트는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그가 눈을 깜빡거릴 때마다, 눈물이 도르륵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갤리는 그제야 학생들이나, 교사들이 뉴트를 보고 인형 같다라고 찬사하던 것이 이해가 갔다. 뉴트가 인상을 찡그렸다. 그의 검은 속눈썹은 눈물이 묻어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뉴트가 팔을 들어 눈가를 북북 거칠게 닦아댔다. 추하다. 진짜.

 

 

그냥 위로해주러 온 거였어요.”

뉴트.”

 

 

갤리는 말하려고 했다. 그가 이혼한 것은, 물론 가슴 찢어지는 일이었지만, 세상이 무너질 만큼 아픈 것도 아니었고, 자긴 괜찮다고. 그녀를 사랑하기는 했지만, 어쩐지 헤어질 때는 정말 원래 그래야하는 것처럼, 사실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그러나 갤리는 말하지 못했다. 뉴트는 붉어진 입술을 꼭꼭 씹었다. 초조한 눈빛으로 갤리의 입술을 쫓는 그는, 평소와는 다르게 너무 어린 아이 같아서 갤리를 힘들게 만들었다.

 

 

나로는 안 되겠어요?”

 

 

다시 또 뉴트의 눈에서 눈물이 샘솟았다. 퐁퐁. 뉴트는 분한 것처럼, 또 너무 속상한 것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갤리는 그것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래서 그의 눈물을 닦아주지도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너무 성스러웠다고 할까. 뉴트가 정성스레 탔던 커피는 이미 식어있었다. 뉴트의 초조함은, 뉴트의 애달픔은, 뉴트의 갑갑함은, 도저히 어떤 것과 11로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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