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톰갤 고딩au

from 2.5/메이즈러너 2014. 12. 7. 18:56

갤톰갤

고딩au

 

 

 

토마스가 재미없는 인간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는 잘 웃지도 않았고, 농담을 할 줄 몰랐으며 또 잘 알아듣지도 못했다. 그는 매사 진지했고, 늘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었다. 종종 여자아이들은 그의 진지한 옆모습에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길을 보내기도 했지만, 그뿐이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그는 여자아이들에게 심지어는 몇몇의 게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본인이 그것을 아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질투하는 몇몇의 아이들도 있었다. 그는 통 사람과 어울릴 줄을 몰랐으므로, 더더욱 눈 밖에 나기 좋았다. 그 또래에 흔하다는 단짝친구도 그에게는 없었다. 그는 처연해보이리만큼 혼자서 다녔다. 그래서 더더욱 늑대들에게 먹잇감이 되기 쉬웠던 것이다. 하지만 앞서도 얘기했듯이, 토마스는 비꼬는 말을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에 금세 그들의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반응이 없는 상대를 괴롭히는 것만큼 재미없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토마스는 재미없는 인간으로 온 동네에 소문이 나버린 것이었다. 동정은 뗐을까? 간혹 토마스의 얘기가 나오면 하나같이 궁금해 하는 것은 그것이었다. 누군가는 그의 처음을 원했고, 누군가는 그를 멸시하였으며, 또 누군가는 이 모든 것을 무시해버렸다.

 

 

넌 같이 밥 먹을 친구도 없냐?”

 

 

그러나 단 한명, 줄기차게 그에게 시비를 거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갤리였다. 그는 좋아하는 여자애가 토마스에게 추파를 던진 이후로 그를 쫓아다녔다. 쫓아다니면서, 혼자 있으면 왜 혼자 있느냐, 책을 읽고 있으면 이런다고 있어 보일 줄 아느냐, 화장실에 가면 굳이 따라와 네가 동정인 걸 알고 있다, 하고 사사건건 시비였다. 그 갤리가, 또 이렇게 토마스의 점심시간을 훼방 놓으러 온 것이다.

 

토마스는 빈 교실에서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그의 책상에는 화학책이 펼쳐져 있었다. 다음 시간을 대비하는 것이었다. 토마스는 물리를 가장 사랑했지만, 다음으로 봐줄만한 것이 화학이라고 여겼다. 으음, 언젠가 갤리의 주근깨도 화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토마스는 갤리의 얼굴을 쳐다보며 다음 쉬는 시간에 도서관에 천문학 책을 빌리러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우웩. 화학?”

다음 시간에 쪽지 시험이잖아.”

 

 

그 말을 듣자 갤리는 깜짝 놀란 얼굴로 화학책을 다시 쳐다보았다. 갤리도 같이 들었던 거 같은데. 아닌가. 갤리와 겹치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토마스는 갤리와 겹치는 시간표를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화학, 역사, 수학이었다. 그는 겹치는 시간마다 토마스의 바로 앞자리에 앉아 커다란 덩치로 토마스의 시야를 가리곤 했던 것이다. 아마 학기말쯤 폭발하지 않을까. 토마스는 약간 재는 중이었다. 조용히 넘어갈지, 갤리 자식을 밀어 넘어뜨릴지.

 

 

이런 게 재밌냐?”

 

 

너보단 훨씬. 말을 삼키고 토마스는 책을 한 장 넘겼다. 어련히 알아서 사라지겠거니, 했다. 토마스가 샌드위치를 한입 씹었다. 그는 식사는 천천히 하는 것이 좋았다. 샌드위치는 이제 반도 남지 않았다. 눈으로 책을 읽으며, 토마스는 천천히 샌드위치를 씹었다. 양상추와, 파프리카, 치즈, 햄 따위가 그의 입 안에서 뒹굴었다.

 

 

, 칠칠맞게.”

 

 

갤리의 목소리에 토마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는 인상을 찡그린 채로 토마스의 입술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토마스의 입가에 묻은 소스를 엄지로 슥 닦는 것이었다. . 갤리는 엄지에 묻은 소스를 그대로 입으로 가져갔다. 토마스는 여전히 샌드위치를 씹고 있었다. 토마스는 갤리가 하는 행동들을 하나하나 되새겼다. 마침 교실에는 햇빛이 환하게 쬐이고 있었다. 갤리의 속눈썹에 햇빛이 비친다. 토마스는 저도 모르게 그의 속눈썹 밑에 진 그늘을 관찰하고 있었다. 토마스는 뭔가 목에 걸린 것 같은, 갑갑함을 느꼈다.

 

 

아니, , 이건. 그냥.”

 

 

버릇이야. 갤리가 중얼거렸다. 그는 서둘러 토마스의 앞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바지에 손바닥을 슥슥 문대더니 교실을 나가버렸다. 꿀꺽. 갤리의 뒷모습을 보며 토마스는 입 안에 있는 것을 목뒤로 넘겼다. 뭐지, 이게? 머릿속이 뒤엉킨다. 화학과 갤리가 뒤엉켜 토마스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토마스는 학기말에 갤리에게 덤비기로 한 계획을 다시 숙고해보기로 했다. 여긴 아주 커다란 함정이 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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