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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2.5/메이즈러너 2015. 1. 13. 03:40

민톰

 

생크림을 푹 파먹는 손길엔 조심성이 없었다. 손가락의 체온 때문에 주르륵 생크림이 녹아 주르륵 흘러내렸다. 손가락을 타고, 손바닥을 지나서, 손목에서 뚝뚝 떨어진다. , 안 먹을 거예요? 말을 거는 목소리는 평온했다. 방금 케이크를 망쳐놓은 사람 같지 않게. 아니아니, 사람은 아니지. 민호는 고개를 내저었다. 토마스가 이쪽을 바라보며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민호는 언젠가 그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사람이 되면 맛있는 걸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아.

 

 

, 나 딸기 먹어도 돼?”

 

 

토마스가 귀를 쫑긋거리며 허락을 구해온다. 민호는 한숨을 쉬며 그에게 접시를 밀어주고야 말았다.

 

 

 

 

 

에녹갤리

 

누나. 저 진지하게 상담할 게 있어요. 어느 날이었다. 갤리는 바쁜 에녹을 불러내놓고는 한참을 앉혀만 두었다. 테이블 위의 커피는 식어도 한참 전에 식어버렸다. 에녹은 잘 다듬어진 자신의 손톱을 매만졌다. 집으로 돌아가서 할 일이 산더미였다. 갤리는 우거지상을 하고서는 테이블 구석만 노려보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는 좀 무섭고, 또 껄끄럽다.

 

 

누나. 저요.”

 

 

갤리는 한참 만에 입을 뗐고, 에녹은 무너졌던 허리를 다시 곧추 세웠다.

 

 

아무래도……. 남자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봐요.”

 

 

갤리는 한달만에 커밍아웃을 취소했다. 그는 마치 고해성사하듯 고개를 숙이고 손을 모으고 있었다.

 

 

 

뉴갤

 

너 말이야.”

?”

혹시 연예인 해볼 생각 없어?”

 

 

갤리는 눈앞에 서 있는 눈이 부시도록 잘생긴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갤리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주머니에게 하얀 명함을 한 장 꺼냈다. 연예인같이 생겨서는 기획사 사장이란다. ……. . 매니저를 구한다는 얘기를 잘 못한 모양이다. 연예인 좋아하나? 매니저 해볼 생각 없어? 그런 말이었던 모양이지. 남자는 대답을 구하듯 갤리를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다. 갤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이틀 후 2시에 면접 보러 와. 우리 기획사 유명한 애들 꽤 많아.”

 

 

과연. 들어본 것 같은 이름이었다. 갤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멀어져갔다.



뉴갤

그러게 내가 안 된다고 했잖아. 갤리는 그 큰 덩치가 창피하지도 않은지, 어깨를 들썩거리며 울음을 삼켰다. 그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그 때문에 앙증맞은 그만의 주근깨가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뉴트는 입맛을 쩝 다시고는 갤리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덥다고 느껴질 정도로 열이 올라 있었다. 적당히 살집이 잡힌 커다랗고 귀여운 손을, 뉴트는 위로하듯이 주물 거렸다. 그렇다고 갤리가 울음을 그쳤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었다.

꼴리니까 그만 좀 울어, 갤리.”

네 달콤한 오메가 향이 또 날 자극하고 있단 말이야. 뉴트의 말을 듣고서 갤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울음을 뚝 그쳤다. 뉴트는 그의 손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난 임신테스트기를 심란한 얼굴로 빼앗아들었다.

 

 

늍갤

그러게 내가 안 된다고 했잖아. 뉴트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인 채로 의자에 꽁꽁 묶인 갤리를 쳐다보았다. 그의 맑은 검은색 눈동자는 놀라울 만큼 고요했다. 갤리는 무거운 고개를 겨우겨우 들었다. 약 때문인지, 그게 아니면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인지,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다. 뉴트가 갤리와 눈을 맞추며 웃어보였다. 내가 또 도망치면 어떻게 한다고 했는지 기억나? 갤리? 갤리는 두어번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저 자고 싶었다. 그게 영원한 잠이 될지라도. 뉴트에게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갤톰

토마스의 취미는 수집이었다. ‘갤리에 대한 모든 것들 말이다. 처음엔 아주 사소한 것부터였다. 갤리의 이름, 사는 곳, 직업, 만나는 여자친구, 취미 생활, 신발 사이즈……. 어느 순간 토마스는 갤리의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그의 집에 들어가 속옷을 훔치고 있었다. 갤리는 정리를 잘하는 편인데다가, 예민한 기질이 있었으므로 늘 조심하고 조심해야 했다.

덜미가 잡혔다고 느꼈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너구나, 그 쥐새끼가.”

토마스는 강한 힘에 의해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 가까이서 들은 갤리의 목소리는 훨씬 감미로웠다.

 

 

에그시해리

우리가 다른 방식으로 만났다면 어땠을까요. 에그시가 언젠가 해리에게 그렇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해리는 대답할 기운 따윈 없었으며, 에그시또한 대답을 듣고 싶어서 한 질문은 아닌 것 같았다. 당신을 증오해요. 킹스맨은 즐거운 직업이 아니었다. 암살과, 해킹, 원하지 않는 섹스는 물론이었고, ‘정의에 대한 회의감이 하루에도 몇 번은 몰려왔다. 과연 누구를 위한 희생인가 말이다. 에그시는 정액이 하얗게 말라붙은 해리의 엉덩이를 이불로 덮어버렸다.

이건 전부 당신 탓이에요. 내가 당신을 싫어하는 것까지 모두 당신 때문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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