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님 리퀘

from 2.5/메이즈러너 2014. 10. 18. 22:24

뉴트갤리) 닭수인 갤리

 


그것은 은밀한 일이었다. 갤리는 아무도 깨어있지 않은 새벽에 늘 구덩이로 갔다. 아이들은 아무도 갤리가 아침마다 가지고 오는 계란에 대해서 묻지 않았다. 글레이드에는 닭은 단 한 마리도 없었다. 이것이 대충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지만, 입 밖에 내는 사람은 없었다. 갤리가 가져다주는 달걀은, 따뜻하고, 신선하고, 또 맛있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갤리가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계속해서 갤리가 달걀을 잘 공급할 수 있도록, 아이들은 그의 은밀한 부분을 덮어주었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았다. 이른 새벽,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시간, 갤리는 구덩이로 향했다. 짚이 깔려있는,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묘하게 아늑한, 그 장소로. 그러나 오늘만은 다른 것이 하나 있었다. 갤리를 뒤따르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새벽 공기가 차가웠다. 뉴트는 옷을 여미며 먼발치에서 갤리의 뒤를 밟았다. 갤리는 이미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렸는지 뉴트가 따라오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갤리가 막 바지를 벗고 자리를 잡는 참이었다. 뉴트가 갤리를 뒤에서 와락 껴안았다. 갤리가 몸을 바르륵 떨며 뉴트에게서 떨어져나갔다.

 

 

", 뭐야!?"

 

 

갤리가 소리쳤다. 뉴트는 조용히 웃을 뿐이었다. 갤리가 허둥지둥 바지를 추켜올리는 사이, 뉴트는 구덩이의 문을 닫았다. 갤리의 눈이 당황으로 커졌다. 그의 눈썹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렸다. 놀란 가슴이 당최 진정이 되질 않았다. 그건 아마도 새가슴이어서 그런 것이리라. 갤리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좌우로 흔들었다.

 

 

보여줘.”

?”

보여 달라고. 낳는 거.”

 

 

갤리는 한동안 정지 상태로 뉴트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나 분석하는 것 같았다. 방금 들었던 말이 너무나 황당해서 뇌의 기능이 잠시 멈춘 것 같기도 했다. 뭐라고!? 갤리는 살면서 이런 황당한 부탁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기억이 지워진 후에는 적어도 그랬다.

 

 

"난 수탉이야."

"아닌 거 알아."

"……남자가 어떻게 알을 낳아."

글쎄? 그건 네가 더 잘 알겠지.”

 

 

뉴트는 마치 갤리가 보라는 듯이 피식 웃었다. 발끈한 갤리가 주먹을 쥐었지만, 좁은 구덩이에서 어떻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당장에라도 뉴트의 멱살을 틀어쥔 채로 밖으로 끌고나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뉴트는 늘 이런 식이었다. 늘 갤리를 걸고넘어지는 것은 뉴트였다. 이번에 지을 헛간 구조가 별로라느니(갤리는 대체 헛간에 구조란 게 존재나 하냐고 묻고 싶었다.), 술맛이 이렇니 저렇니, 갤리의 눈썹이 어쩌구, 갤리의 심술보가 저쩌구. 뉴트는 늘 그런 식이었다. 늘 갤리를 졸졸 쫓아다니는 잔소리는 모두 뉴트였다.

 

 

설사 내가 낳을 수 있다고 해도. 너한테 왜 보여줘야 하는데?”

 

 

뉴트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말문이 막힌 듯 입술을 삐죽였다. 밀어붙이면 금방 될 거 같았는데. 뉴트가 쩝쩝 입맛을 다셨다. 그냥 좀 보고 싶다고 하면 맞을까? 뉴트는 늘 그것이 궁금했다. 험악하고 심술궂은 갤리가, 아침마다 달걀을 낳는 모습 말이다. 희고 동그란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인상을 찡그린 채로, 알을 낳는 모습이 궁금했다. 무슨 표정을 지을까? 어디로 낳는 걸까? , 등등등. 하지만 그대로 말하면 갤리가 들어주지 않을 것이란 것을 뉴트는 잘 알았다.

 

 

……토마스가 미로 근처에도 못 가게 잘 감시할게.”

.”

신선한 포도가 나오면 전부 너한테 줄게. 질 좋은 포도주를 담고 싶어 했잖아.”

 

 

갤리는 그 말엔 약간 마음이 동한 눈치였다. 갤리는 욕심이 많은 편이었다. 정말 웃기게도 일 욕심이었는데, 갤리는 누군가가 자신이 한 일을 보고 감탄하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인정받는다는 것은 늘 기분 좋은 일이었다. 갤리는 잠시 망설였다. 술로 담그는 것은 보통 수확하다 남은 과일들이었고, 대체로 질이 좋지 않았다. 맛있는 술을 담근다면, 아마도 더 많은 글레이더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 갤리의 얼굴에 심각한 고심의 빛이 드리워진다.

 

 

……좋아.”

 

 

뉴트는 너무 좋아서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

 

 

대신 다른 새끼들한텐 비밀이야.”

 

 

뉴트는 목이 떨어져라 고개를 끄덕였다. 갤리는 약간 주춤하더니 뒤로 돌아 바지를 꿈질꿈질 벗기 시작했다. 하얗고 동그란 엉덩이가 눈앞에 드러나고, 뉴트는 잠시 정신 줄을 놓쳐 갤리의 엉덩이를 깨물 뻔했다. 갤리의 엉덩이는 갓 나온 달걀보다도 탐스럽고 맛있어보였다. 갤리가 짚이 깔린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는 바짝 엎드린 채로 뉴트를 살짝 돌아보았는데, 이미 얼굴은 터질 듯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바르륵 떨리는 속눈썹에 뉴트가 넋을 뺀 것은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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