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솜님 리퀘

from 2.5/메이즈러너 2014. 10. 17. 22:14

뉴트갤리 : 키워드 몽정 (2000)

 

 

새벽에 문득 잠에서 깨면, 속옷이 축축하게 젖어있을 때가 가끔 있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갤리 역시, 그것이 흔히 밖에서 몽정이라고 부르는, ‘성욕의 분출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아이들은 성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받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오줌 말고 다른 것을 자는 중에 배출했다는 것을 모두가 부끄러워했다. 아주 본능적으로.

 

 

갤리는 이른 새벽에 일어나 개울가에서 속옷을 빨았다. 아무도 깨지 않은 시간에 혼자서 움직이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창피를 당하거나, 그리버에게 찔리거나. 아이들은 목숨을 걸고 속옷을 빠는 것이었다. 갤리는 차가운 개울물에 손을 담그고, 속옷을 비벼 빨았다. 숨조차 죽인 채로 갤리는 빨래에 열중했다. 손끝이 빨갛게 물들었다. 차가운 물속에서, 손이 딱딱하게 굳어진다. 아직까지는 한 번도 누군가에게 속옷 빨래하는 모습을 들켜본 적이 없었다. 갤리는 그런 일에 있어서 아주 신중한 편이었다. 덩어리진 하얀 액체가 찬물에 씻겨 내려간다.

 

 

좋은 아침.”

 

 

그때였다. 뉴트가 불쑥 갤리의 뒤에서 나타난 것은. 갤리는 너무 놀라서 하마터면 속옷을 놓칠 뻔했다. 얼마 있지도 않은 것을 잃어버린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 분명했다. 갤리는 환한 뉴트의 얼굴에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꼈다. 왜냐하면 잠에서 깨기 바로 직전에, 뉴트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뉴트는, 어딘지 모르게 아주 야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민소매 차림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 그의 하얗고 각진 어깨가, 살짝 삐져나온 털이, 갤리를 몽정하게 만들었다. 갤리는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찡그렸다. 이 난감한 상황을 어쩐담.

 

 

뭐하고 있었어?”

 

 

눈치도 없는 뉴트. 뉴트는 입 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리고 갤리의 옆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는 것이었다. 아이들 사이에서, 새벽에 개울가에서 마주치면 서로 모른 척 하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었다. 모르는 척 하거나,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혈기왕성한 10대의 남자아이들이, 몽정하는 날이 겹치지 않을 것이란 것은 가정조차 불가능했다. 그런데 뉴트는 그 암묵적인 룰을 모두 무시해버린 것이었다. 갤리는 난감해졌다.

 

 

, 세수 중이었어.”

 

뉴트는 그저 웃었다. 갤리는 괜히 창피해졌다. 물은 여전히 차가웠고, 아직도 날은 밝지 않았다. 주변은 고요했다. 뉴트와 갤리 말고는 아무도 일어난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뉴트가 속옷을 빨았다는, 그러니까 몽정했다는 소문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글레이더 중에서도 역시나 스타는 존재했다. 주목받는 인간, 그렇지 않은 인간은 어느 모임에서나 갈리는 법이었다. 뉴트는 주목받는 편이었고, 그러나 속옷 빨래를 하는 모습을 봤다는 소문은 전혀 없었다. 모두가 쉬쉬하지만 뉴트정도라면 모르는 사이 소문이 퍼질 법도 했다. 갤리는 뉴트가 뒤에 무언가 숨기지 않았나 하고 잠시 뉴트의 등 뒤를 기웃거렸다.

 

 

부지런하네, 갤리.”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갤리는 뉴트가 어쩌면 이 모든 일을 잘 모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트는 얼굴도 예쁘고, 또 여리고 작으니까. 같은 남자끼리, 정말 웃긴 일이었지만, 갤리는 뉴트를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글레이더 사이에서 요정이었다. 어쩌면 뉴트가 부리더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도 그의 얼굴 때문인지도 몰랐다. (적어도 갤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넌 웬일이야?”

글쎄. 그냥 좀 일찍 일어나졌어.”

 

 

갤리는 여전히 개울물에 손을 담그고 있었다. 누런색의 속옷은 너울너울 개울물에 춤을 추고 있었다. 갤리는 뉴트의 시선을 느꼈지만 애써 모르는 척 했다. 어떻게 먼저 가라고 말하지? 갤리가 열심히 머리를 굴렸지만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갤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데에 별로 소질이 없었다. 뉴트가 불쑥 개울물에 손을 집어넣은 것은 그때였다.

 

 

그건 뭐야?”

 

 

뉴트가 입 꼬리를 올렸다. 갤리는 괜히 꿈에서 눈을 감고 무언가 음미하던 뉴트의 얼굴이 떠올라서 곤란해졌다. 아랫배에 힘이 들어간다. 갤리는 다리를 가운데로 모았다. 뉴트에게 욕정하다니! 이상한 일이었다. 뉴트의 차가운 손이 갤리의 등에 닿는다. 갤리는 등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 것을 느꼈다. 갤리는 뉴트와 거리를 넓혔다. 아침 식사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 전에는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속옷을 널어야만 했다.

 

 

갤리. 내가 널 좀 도와줄 수 있을 거 같은데.”

 

 

뉴트의 손이 갤리의 등을 타고 엉덩이로 내려갔다. 갤리는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의 손에는 물에 축축하게 젖은 속옷이 들려있었다. 그의 커다랗고 하얀 손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쭈그려 앉아있던 뉴트의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다.

 

 

, !?”

글쎄.”

 

 

뉴트가 얼굴을 맨손으로 닦으며 빙긋이 웃었다. 갤리의 얼굴이 빨개졌다. 뉴트의 시선은 여전히 그의 속옷에 고정되어 있었다. 갤리는 마른침을 삼킨다. 뉴트가 과연 모르는 것일까? 방금 그건 뭐였지? 딱딱해진 하체를 황급히 다른 손으로 감추며, 갤리가 뒤로 물러났다. 뉴트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내가 도와줄 수 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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