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댓말 쓰는 아서

from 2.5/앗임 2014. 7. 3. 00:41

아서x임스



너랑 있으면 피곤해.”

뭐가요?”

그 메모하는 짓거리 말야. 메모하고, 확인하고, 또 그 망할 메모 하는 거.”

일이라고요.”

 

 

임스는 기분이 상했다. 그냥 한잔 하려고 나왔던 거 아니었어? 그는 눈을 까뒤집고 한숨을 쉬었다. 아서는 그런 임스에게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짧게 한숨을 쉬었을 뿐이었다. 땅콩을 입 안에 넣고 씹어대던 임스가 맥주를 손에 들고서 일어났다. 나랑 있을 땐 망할 일 얘긴 안 하면 안 돼? 라고 계집애들처럼 징징거리고 싶지 않았다. 이미 충분히 자존심이 상했다.

 

 

어디 가요?”

내가 어딜 가든 달링은 그 좆같은 기록이나 계속 하라고.”

 

 

아서는 그제야 뭔가 이상함을 느낀 것 같았다. 그는 한 곳에 집중하면 놀라우리만치 주변을 무시하곤 했다. 임스의 시야에 혼자서 술을 마시는 금발의 아가씨가 들어왔다. 임스는 늘 부정하지만 그는 대체로 금발에게 더 많이, 더 자주 끌리는 편이었다. 사랑스러운 금색의 웨이브에서 헤엄치고 싶다나. 그런 얘기를 한 적도 있었다. 임스는 곧장 그녀에게로 걸어갔다.

 

 

이봐, 아가씨, 혼자 왔어?”

 

 

구닥다리 작업멘트에도 그녀는 새초롬하게 웃어보였다. 임스는 더더욱 이 금발의 아가씨가 맘에 들었다. 이렇게 매력적인 아가씨가 어떻게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었던 거지? 임스는 아서를 돌아보았다. 아서는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고개를 젓고 있었다. 임스는 맥주를 내려놓고 마티니를 시켰다. 물론 여자의 것까지.

 

 

이쯤 하시죠, 아저씨.”

 

 

마티니는 나오자마자 익숙한 손에 의해 가로채였다. 아서는 마티니를 원샷해서 없애버리고는 인상을 찌푸리고 미간을 짚었다. 임스는 심통이 났다. 놀아주지도 않으면서, ? 이쯤 하시죠? 아저씨? 먼저 데이트하자고 했던 게 누군데? 임스는 어깨에 있던 아서의 손을 털어버렸다.

 

 

미안하지만 난 여기 남겠어, 아서. 돌아가려면 혼자 가.”

 

임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여자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여자의 자신만만한 표정이 아서를 자극했다. 그래, 내가 이겼다 이건가? (사실 여자는 그저 약간 겁에 질린 채로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것뿐이었다.) 술기운이 확 올랐다. 일을 하러 온 건지, 그저 임스와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건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었던 건지 헷갈렸다. 그가 끄적거리고 있던 수첩도 이미 임스의 그림으로 가득했다. 아서는 일의 영역에 사적인 무언가가 넘어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참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아서는 임스에게 키스했다.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엿을 먹이면서. 그는 여자와 눈을 맞추고 이겼다고 생각했다. ‘금발에게 이겼다라고. 임스의 코에서 만족스런 콧바람이 나온다. 그래, 인정해야 했다. 당장 지금 눈앞에 일에 더 집중해야한다는 것을. 망할 수첩 따위야 나중에 하면 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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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랜만에 쓰는데도 여전한 캐붕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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