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임) 연하남조각

from 2.5/앗임 2013. 8. 31. 10:23

  "아서 씨는 그런 몸에 나쁜 걸 왜 하나 몰라." 


  조롱에 가까운 말투였다. 아서는 개인적으로 임스가 자신에게 '달링'이라고 부르는 것보다 '아서 씨'라고 부르는 게 더 싫었다. 오히려 존칭을 해줌으로써 더더욱 깔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방금 그 문장은 아서의 버전으로는 "아가, 그런 못된 걸 하면 못써용." 정도로 들렸다. 정말 이 남자와는 상극이다. 아서는 얼굴을 찌푸리며 재떨이에 담배를 지져 껐다. 엄마의 잔소리를 듣는 십대처럼 표정에서 짜증이 잔뜩 묻어났다. 임스는 그런 아서의 얼굴을 보고 눈을 맞추며 빙그레 웃어보였다. 


  "어린애 취급 좀 그만 해." 


  내가 그렇게 좋아? 아서는 툭 튀어나올 뻔한 뒷말을 간신히 삼켰다. 임스가 곤란한 얼굴을 하는 건 그것대로 즐겁겠지만, 두 사람 사이의 묘한 긴장감을 깨는 것을 아서는 원하지 않았다. 임스는 아껴서 먹고 있던 마카롱을 접시 위에 톡 올려놓았다. 그리곤 약간 짜증을 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애한테 애 취급 하는 게 잘못 됐나?" 


  그리고 임스는 입을 꾹 다물어버렸다. 12살 차이는 문자 그대로 느껴지는 것보다 훨씬 큰 차이였다. 임스는 자주 소외감을 느꼈고, 그건 아서도 마찬가지였다. 서로의 곁에 적당한 나이의 여자가 붙어있는 괴로운 상상을 하면서, 그들은 제자리만 맴돌고 있었다. 질투를 느끼고 있지만 직선적으로 그런 감정을 표현하는 일도 드물었다. 서로가 얼핏 어떤 심리인지는 알았지만, 어느 누구도 파고들려고는 하지 않았다. 


  "먼저 갈게." 


  계산은 내가 하지. 계산서를 집어 들며 임스가 말했다. 어딘지 기운이 없는 듬직한 등을 바라보며, 아서는 화를 꾹 눌러 참았다. 이런 때에 어른인 척 하는 임스가 달갑지 않았다. 아서는 바로 쫓아가는 것이 어른스러운지, 그래도 앉아서 화를 삭이는 것이 더 어른스러운지 머릿속으로 계산했다. 5분여를 고민했지만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았고, 아서는 그제야 테이블 위에 남겨진 임스의 차키와 지갑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카페까지 동료들의 눈을 피해 임스의 차를 타고 왔다는 것을 떠올렸다. 아서는 계산대 앞에서 쩔쩔매고 있을 임스의 얼굴을 상상하니 즐거워졌다. 아서는 임스의 차키와 지갑을 들고 벌떡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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