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임) 겁쟁이

from 2.5/앗임 2013. 8. 31. 10:22

아서x임스




  "…뭐해?"

  "아니. 아무 것도. 아닌데."



  아서는 자신의 옆에 바짝 붙어선 임스를 돌아보았다. 그들은 임무 때문에 단 둘이 고층 빌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중이었다. 이상할 정도로 엘리베이터에는 사람이 타지 않았고(물론 그 편이 아서와 임스에게는 좋았지만), 15층 쯤 가서 엘리베이터가 한 번 멈춰서긴 했지만 그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임스가 슬금슬금 아서 쪽으로 붙어 섰던 것은 그 시점부터였다. 임스는 입을 꾹 다문 채 층수를 알려주는 전광판만 노려보고 있었다. 아서는 그 잘생긴 옆모습을 보며 한숨을 속으로 삼켰다. 



  "…어제 무서운 비디오라도 본 모양이지?"



  임스는 잠깐, 아주 잠깐 굳어져있었지만 태연한 얼굴로 아서와 눈을 맞췄다. 그리고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설마 내가 겁먹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달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5층에서 또 한 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그 앞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본 뒤로 임스는 자신의 상태에 대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빼도 박도 못하게 겁을 집어먹은 것이었다. 어제밤 그는 되도 않게 공포 영화를 집에서 ㅡ그것도 혼자 불까지 꺼놓고ㅡ 맥주를 마시며 보았고, 그때야 낄낄대며 봤지만 결국 한숨도 자지 못했다. 평소에도 귀신이라면 딱 질색인데, 하필이면 어제 본 것은 엘리베이터에서 귀신이 출몰하는 공포영화였다. 일정한 간격으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귀신이 나타나고, 엘리베이터를 탄 주인공이 겁을 집어먹고, 뭐 그런 영화말이다.


  엘리베이터는 35층에서 멈췄고, 이번에도 아무도 타지 않았다. 임스의 표정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리고 그때 아서의 팔이 임스의 허리에 단단하게 감겨왔다. 눈에 보일 정도로 흠칫 놀라는 임스를 보며, 아서는 입가에 미소를 걸쳤다. 임스의 떨림이 팔을 타고 아서에게 전해져왔다. 아서는 "긴장돼?"하고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며 임스의 귓볼을 만지작거렸다. 아서의 단정한 손가락이 임스의 귓구멍 주변을 빙빙 맴돌며 지분댔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간지러운 느낌에, 임스는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렸다. 공포로 인해 딱딱해졌던 뒷목이 이번에는 다른 의미로 바짝 긴장된다. 아서는 지금 임스가 자신을 절대 밀쳐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서의 미소가 짙어졌다. 아서는 임스의 허리를 끌어당겨 제 몸에 바짝 갖다 붙이고는, 그의 귓가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게 해줄까, 미스터 임스?"



  라고 속삭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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