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5 퍽커트조각

from 2.5 2012. 9. 20. 23:22

"블레인은?"





  커트가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퍽이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커트의 어깨에 제 팔을 얹어놓았다. 그리고 천천히 두 사람은 복도를 걸었다. 아니, '두 사람이 복도를 걸었다' 보다는 '퍽에게 커트가 끌려갔다'가 좀 더 정확한 표현이었다. 커트가 어깨를 비틀었고, 퍽은 주변을 살폈다. 어느덧 인적이 드문 복도였다. 퍽이 커트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않으며 말을 이었다.





  "이동식 화장실에 가둬놨어."

  "뭐ㅡ라고!?"

  



  쉬이이. 퍽의 팔을 떼어내고 어디라도 뛰어갈 태세인 커트를 붙잡으며, 퍽이 소근댔다. 커트는 당장에라도 퍽을 한대 칠 기세였다. 퍽은 그의 팔을 조심스럽게 틀어쥐었다. 커트가 그의 면전에 대고 욕을 짓씹었다. 부드럽게 유지되고 있던 퍽의 표정이 잠시 일그러졌고, 커트는 그에 비웃음을 날렸다.





  "얼마나 더 날 괴롭혀야 속이 시원하겠어!?"

  "날 먼저 무시한 건 너 잖아."

  "장난 좀 작작해!"

  "내가 여름 방학 때부터 데이트 한 번 하자고 졸라댔던 거, 벌써 잊었어?"

  "그러니까 작작 좀 하라고!"





  그들의 말 다툼은 점점 싸움으로 번지고 있었다. 처음 시작은 커트가 퍽의 가슴을 퍽 소리 나게 친 것이었다. 퍽이 인상을 구기며 커트의 멱살을 잡았고, 커트는 그에게 마구 발길질을 해댔다. 커트가 워커를 신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발길질은 상당히 아팠고, 더 이상 화를 참을 수 없게 된 퍽이 커트를 완전히 복도 벽에 밀쳐 버렸다. 약간 겁에 질린 커트가 그의 팔 안에 갇힌채 그를 노려보았다. 씨근덕 대는 그들의 숨소리가, 조용하던 복도에 울렸다.





  "장난으로 보여?"

  "그럼 이게 진심이라고?"

  "ㅡ그래."

  "진심이면, 왜 아무런 관계 없는 블레인을 괴롭히는 건데?"

  "…질투나니까."

  "뭐ㅡ라고?"

  



  퍽이 빨개진 귀를 만지작거리며 커트의 발만 쳐다보다가, 성을 내며 중얼거렸다.





  "ㅡ질투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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