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04 제시마이어

from 2.5 2012. 9. 20. 23:19


  "기록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잖아. 또 2위로 밀려나고 싶어?"


  텅 빈 수영장에, 코치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나는 다들 돌아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창피한 것은 둘째 치고, 그의 몸을 똑바로 감상할 수 없었을 테니까. 그는 내 시선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기록이 적힌 차트를 보며 성을 냈다. 작년까지만 해도 나의 기록이 단연 1위였는데 꽤 따라잡은 아이들이 많아 속상한 모양이었다. 그는 나를 선수로서 무척이나 아꼈다. 별 볼일 없는 공립학교에서 유일하게 지역 대회에서 성적을 내고 있는 게 나였으니까. 아마 그에게는 내가 스타일 것이다.


  "이 따위로 계속하면 선수 명단에서 빼 버릴 거야."


  제시가 단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는 그 사이, 그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제 완전히 코 앞이었다. 그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었다. 올리브 색의 동그란 눈동자가 당황으로 물들었다. 운동 좀 했다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둔해서야. 그는 조금 주춤했지만 도망가지는 않았다. 나는 그의 팔을 부드럽게 휘어잡았다. 얇은 비닐 점퍼의 감촉이 손 안에서 바스락거렸다. 이 지랄 맞은 점퍼 좀 안 입고 올 수 없나.


  "나 지금 하고 싶어요."


  제시가 눈알을 돌리며 팔을 비틀었다. 그의 팔은 어이없게도 쉽사리 손 안에서 빠져나갔다. 역시 지랄 맞다니까. 이 점퍼.


  "예선 때까진 안 된다고 하지 않았나?"


  나는 다시 한 번 그의 팔을 단단히 붙잡았다.


  "코치 엉덩이 때문에 거슬려서 연습이 안돼요."
  "그래서 점퍼도 입어줬잖아? 뭐가 문제야?"


  그러니까 그 지랄 맞은 점퍼가 문제라고요. 나는 울컥 올라오는 욕지기를 꾹 밀어넣고 그의 손에 키스했다. '허락해주세요'의 의미가 담긴 나름의 애교였다. 그리고는 조르듯이 그의 펑퍼짐한 점퍼ㅡ너무나 펑퍼짐해서 몸매고 뭐고 특히 엉덩이까지 가려버리는ㅡ를 꾹 잡아당겼다. 그는 샐쭉하니 웃으며 나를 올려다 보았다. '글쎄 어떻게 해줄까'하는 표정으로 그가 제 입술을 즈려물었다가 놓았다. 그의 선홍빛 혀가 빼꼼 밖으로 나왔다가 약 올리듯 입 속으로 금세 숨어버렸다. 나는 그의 허리에 양 팔을 감았다.


  "…포옹도 안 된다고 하는 건 아니죠?"
  "아니, 그건 괜찮은데…"


  그가 말을 잇다 말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양 손에는 아직도 차트와 볼펜이 어정쩡하게 쥐어져있었다. 나는 그에게 조금 더 몸을 밀착시켰다. 그가 차트와 볼펜을 쥔 채로 나를 마주 안았다. 배에 딱딱한 초시계와 호루라기의 감촉이 느껴졌다. 제시가 푸욱 웃으며 내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아침이라 그런지 팔팔하네?"


  아…. 나는 입만 벌린 채 아무 말도 이을 수 없었다. 그는 내게 눈을 맞추며 또 다시 새침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나를 슥 밀어내더니 마른 바닥에 차트와 볼펜을 고이 놔두었다. 나는 멍청하게 그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제시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또 웃음을 흘리며 풀장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주춤주춤 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뻔뻔스러운 얼굴로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의 코가 수영복을 입고 있는 페니스에 콕 닿아왔다.


  긴장 때문인지 저절로 허벅지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여유 있게 웃으며 코로 페니스를 슥슥 비벼댔다. 아. 순간 갈증이 미친 듯이 일었고, 나는 마른 침을 삼켰다. 그가 내 허벅지를 잡으며 이로 수영복을 끌어내렸다. 허벅지 근육이 아플 만큼 팽팽하게 당겨왔다. 제시가 눈만 들어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손끝이 찌릿찌릿했고, 나는, 막, 몸을 어떻게 가만히 두질 못했다. 아주 작은 수영복 쪼가리는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제시는 아주 천천히 내 것을 입에 물었다.


  아. 제시.

  풀장 쪽에서 선득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기가 마른 등허리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나는 저릿한 손을 가져가 그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휘저었다. 그가 입술을 오므려 페니스 끝을 빨 때마다 '쭙, 쭙' 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혀가 일렁거리며 선단을 건드렸고, 그는 별안간 고개를 내 다리 사이로 푹 쳐 박았다. 그리고 목구멍에 쳐 박힐 만큼 깊숙하게 페니스를 입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의 뜨거운 콧김이 음모에 닿았다. 그가 괴로운 듯 인상을 찌푸렸다. 나는 자꾸만 허리가 앞뒤로 흔들리는 것을 꾹 참아야했다. 그건 제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행동이었다.


  "코치."


  그가 빨개진 고개를 잠깐 내 쪽으로 들었다. 나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발을 뻗어 그의 다리 사이를 꾹 눌렀다. 그의 허벅지가 움찔대는 게 눈에 보였다. 그의 눈은 반쯤 풀려있었고, 나는 엄지손가락으로 그의 눈꺼풀을 꾹 눌렀다. 손가락에 땀이 묻어났다. 나는 그것을 입술로 쪽 빨았다. 그가 느리게 눈을 깜빡거렸다. 내가 다시 힘주어 그의 다리 사이를 짓누르자, 그가 억눌린 신음을 삼켰다. 


  "섰잖아요."


  그가 다리를 오므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나는 그의 어깨를 강하게 붙잡았다. 그리고 그를 뒤로 밀쳐냈다. 코치가 아랫입술을 꾹 깨문 채로 숨을 헐떡였다. 나는 주도권이 내게로 온 것을 확신했다. 그는 여전히 느리게 눈을 깜빡이며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기분 좋은 오싹함이 전신을 감쌌다. 나는 일부러 혀를 내어 천천히 아랫입술을 훑었다.


  "엎드려요. 넣어줄테니까."


  제시는 아무 말 없이 손등으로 입술을 쓱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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