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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2.5 2015. 5. 22. 01:21

갤톰

참나. 운동화 끈이 풀렸다. 오늘만 해도 벌써 두 번째였다. 뭐가 문제일까? 운동화? ? 끈을 묶는 방식? 걸음걸이? 이해할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은 평소와 다를 바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토마스는 짜증을 내며 길 구석에서 몸을 숙이고 운동화 끈을 다시 묶었다. 정말 병신 같아. 토마스가 속으로 투덜대는 사이, 그의 머리 위로 그늘이 졌다. 거대한 그림자가, 토마스의 위에 드리워졌다.

안녕, 병신.”

갤리였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신발 끈을 묶고 있던 토마스의 몸을 옆으로 밀어뜨렸다. 토마스는 힘없이 옆으로 무너져 버렸다. 그는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갤리를 올려다보았다. 갤리의 머리 뒤로는 해가 쨍하게 비치고 있었다. 정말 웃기게 생겼다. 토마스는 갤리를 노려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갤리는 오늘따라 유난히 기분이 좋아보였고, 또 유난히 빛나 보였다.

 

2. 뉴갤

뉴트와 갤리는 별 사이가 아니었다. 오며 가며 만나는 이웃 정도. 뉴트는 때때로 그에게 날씨얘기를 했으며, 또 다른 이웃집의 소식을 전하고는 했다. 뉴트는 썩 사교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학교 선생이라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필요 없는이야기를 질색했다. 그냥 갤리는 뭔가, 특별했다. 특별한 사람이었다. 처음 말을 걸었을 때 갤리는 뉴트를 경계했고, 두 번째 말을 걸었을 때는 억지 미소를 지었으며, 세 번째 말을 걸었을 때는 겨우 한 마디 대답을 해주었다. 병신 아니야? 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뉴트는 그에게 꾸준히 매일 말을 걸었다. 특별한 그가 특별한 미소를 지으며 특별한 대답을 해줄 때까지 말이다.

 

3. 민갤

[잘해봐]

민호는 화를 꾹꾹 눌러 참으며 갤리에게서 온 문자를 확인했다. 맞은편에서 우아하게 차를 마시고 있는 아리따운 여성 따위는 이미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들은 연인 사이였다. 놀랍게도. 그러니까, 이 좆같은 소개팅의 주선자와, 참여자는, 놀랍게도, 존나 씹스럽게도 연인이었다. 민호는 이마에 열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갤리는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녀는 갤리의 동아리 선배였고, 민호와는 동갑이었다. 정말이지,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다고, 갤리. 민호는 그녀에게 갤리를 아웃팅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3. 눅스맥스

눅스는 가만히 운전을 하는 피주머니의 옆얼굴을 쳐다보았다. 베일 듯이 오똑한 코, 건강하게 그을린 피부, 지저분한 수염까지.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워보이는 수염을 기르지 않았다. 그들은 털이란 것이 잘 나지 않는 족속이었다. 눅스는 피주머니가 운전에 몰두하는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요즘 눅스는 너무나 그에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별로 좋지 않았다. 그는 마치 암 덩어리같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그것은 위험하고, 무거웠으며, 때로는 구토를 불렀다. 눅스는 맥스에 대한 생각이 너무나 넘쳐나서, 무엇을 해야 할지도 잘 몰랐다.

 

4. 늍갤

갤리는 이따금 편지를 보내오곤 했다. 이메일도 아니고, 문자도 아니고, sns는 더더욱 아니었다. 나는 그것이 갤리답다고 생각했다. 그는 글씨를 잘 쓰는 편이 아니었으므로, 나는 한참이나 그의 편지를 해독하는 데에 시간을 허비하고는 했다. 그리고 옛날에 왔던 편지도 꺼내서, 한꺼번에 책상 위에 늘어놓고, 그에 대한 추억을 곱씹고는 했던 것이다. 나는 오늘 아침 갤리에게서 온 편지를 받았다. 갤리의 장례식은 일주일 전이었다. 갤리의 편지를 해독하는 일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었지만, 나는 이번만큼은 그 편지를 펼쳐보고 싶은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5. 눅스슬릿눅스

아파. 눅스가 신경질적으로 중얼거렸다. 슬릿은 동작을 멈추지 않고 눈썹만 살짝 들어올렸다. 살을 지지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슬릿은 눅스가 이해되지 않았다. 암 덩어리보다 이 작은 문신이 아프다고 말하는 것이. 워보이답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눅스는 늘 그랬다. 그는 늘 정상범주에서 벗어나고는 했다. 너는 형편없어, 눅스. 슬릿은 그러나 대놓고 눅스에게 말하지 못했다. 그는 아직 어렸으며, 또 주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이라니. 눅스는 확실히 챙김을 받고 있었다. 모두로부터. 슬릿은 하지만 눅스에게 말해주지 않는다. 그는 아마 사랑받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조차 모를 것이다. 눅스는 좀 멍청한 구석이 있었으니까.

 

6. 민벤

벤은 나이답지 않게 어른스러운 구석이 있었다. 사실은 몇 살인지도 몰랐지만. 그는 꼭 여동생을 챙기듯이 살뜰하게 민호를 챙겼다. 민호는 걸핏하면 물이나 점심도시락을 빠뜨리곤 했으므로, 벤이 자연스럽게 그를 거둬먹이게 되었다. 아니 그렇다고 해도, 이런 먹임은 자연스럽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모든 기억이 지워졌더라도 말이다. 내가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이건 매우 이상한 현상이라는 것에 벤은 추호의 의심도 없었다.

……왜 그래?”

민호가 벤의 티셔츠를 걷어 그의 젖꼭지를 빨다가, 별안간 고개를 들어 벤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벤은 고개를 저었고 민호는 다시 행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좀……. 이상하단 말이야


7. 눅맥

길쭉하고 흰 몸이 요동친다. 맥스는 최근 워보이를 하나 사냥했다. 그는 억울한 눈빛을 하고 이따금씩 격렬하게 몸을 흔들고는 했다. 덜컹. 맥스의 차가 그의 몸부림에 흔들렸다. 워보이가 혼자 행동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맥스는 그를 아주 우연히 주웠다. 그는 버려진 듯 사막 한 가운데 마른 몸을 누이고 있었다. 입은 바짝 말라있었으며, 어딘지 생생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맥스는 그를 주워서, 결박하고, 차에 태웠다. 이 사막에서는, 뭐든지 먼저 주우면 임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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