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갤

from 2.5/메이즈러너 2014. 10. 11. 00:30

갤리는 뉴트를 좋아한다. 그러나 뉴트는 갤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갤리는 아이들과 섞여있을 때 왠지 모를 외로움을 느꼈다. 그건 어딘지 모르게 아주 익숙한 감각이었다. 갤리는 감이 좋은 편이었다. 기억을 잃기 전부터 그랬겠구나, 갤리는 짐작한다. 어쩔 수가 없어서 수긍한다.

 

 

이곳에 온 소년들은 꼭 한 번씩 남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보통은 첫째 날이거나 둘째 날, 그것도 아니면 한 달이 지난 밤이었다. 남 앞에서 울면 안 된다는 알량한 자존심은 현실이 주는 무참한 공포 속에서 뭉개져 버렸다. 아니 이미 그런 자존심 같은 것은 소년들의 머릿속에서 이미 지워졌는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다들 새로 태어났지 않은가.

 

 

갤리는 개중에서도 울음이 많은 편이었다. 겁쟁이 갤리. 갤리는 겁쟁이래요. 갤리의 키는 3년 동안 어마무지하게 자랐다. 그리고 겁쟁이라고 불렀던 아이들은 대부분 사라져버렸다. 남은 아이들은 이제 갤리를 겁쟁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성난 소의 뿔에 떠받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그날도 그런 밤이었다. 술을 조금씩 먹고 모두 모닥불에 둘러앉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누군가 코를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슬픔은 감염되는 법이다. 특히나 깜깜한 밤에는 더더욱. 갤리도 울기 시작했다. 갤리는 설움을 참지 못하고 흐끅흐끅 어깨로 울어댔다.

 

 

뉴트는 맞은편에 앉아있었다. 뉴트는 방관자였다. 그는 그냥 모두의 우는 꼴을 구경이나 하고 있었다. 술이나 마시면서. 괴상한 맛이지만 뉴트는 갤리의 술이 좋았다. 그것은 갤리의 몇 안 되는 칭찬거리 중 하나였다. 뉴트가 갤리의 우는 얼굴을 발견했다. 붉은 빛을 받은 빨간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져 있었다. 심지어 눈물 때문에 그의 양 뺨은 번들번들 빛나기까지 했다.

 

 

뉴트가 갤리에게로 갑자기 기어가기 시작한 것은 그때였다. 뉴트는 알맞게 취해있었다. 오늘의 일은 알코올 탓으로 돌려도 되겠지. 그래봐야 갤리가 원인이었다. 술을 만든 게 갤리니까.

 

 

느릿느릿 기어 기어코 갤리 앞으로 간 뉴트는 갤리와 눈이 마주치자 씨익 웃어보였다. 크르릉. 갤리가 크게 코를 들이마셨다. 못생겼다. 갤리는 뉴트의 얼굴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갤리가 뒤로 넘어진 것은 순식간이었다. 숙연했던 분위기는 단번에 망가져버렸고, 아이들은 키스하는 두 사람의 주위로 빠르게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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