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민갤 au

from 2.5/메이즈러너 2014. 11. 8. 22:46

분노 민갤 au

141108 9:50

 

 

 

민호는 애써 참아보려고 했다. 치밀어 오르는 불같은 분노를, 어찌되었든 조금은 눌러보려고 했다. 민호는 늘 소수인의 삶을 살았다. 미국 땅에서 동양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민호는 덩치 좋은 남자였기 때문에 더더욱 타겟으로 삼는 인간들이 많았다. 아주 때리기 좋고 괴롭히기도 좋으니까. 그 긴긴 괴롭힘 속에서도, 민호는 남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도, 화내는 모습을 보인 적도 한 번 없는 독한 인간이었다.

 

그랬는데.

 

 

갤리 갈릴레이.”

 

 

갤리가 그만 그를 건들고 만 것이었다.

 

 

안녕. 민호.”

 

 

민호는 웃고 있는 갤리의 입을 주먹으로 뭉개버렸다. 그의 동그란 얼굴이 무참히 구겨졌고, 갤리는 학생식당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식판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 있던 학생들이 눈을 크게 떴다. 아주 순식간에 식당은 조용해졌다. 그들의 주변에 동그랗게 관중들이 모인 것도 순식간이었다. 갤리는 둥그런 손으로 자신의 하관을 감쌌다. 그의 턱 아래로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미쳤나. 이 씨발 원숭이 새끼가…….”

 

 

갤리는 한동안 비틀거렸고, 곧이어 그의 친한 친구들이 관중들 속에서 튀어나와 그를 부축했다.

 

 

누가 누굴 따먹고 뭘 어쨌다고?”

 

 

으으으……. 갤리가 수건으로 피를 닦아내며 앓는 소리를 냈다. 민호는 금방이라도 갤리를 한 대 더 때릴 기세로 벼르고 서 있었다. 평소와 다른 형형한 눈빛에 갤리의 친구들이 겁을 낸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갤리가 피를 줄줄 흘렸지만, 민호는 아직도 가슴에 불을 삼킨 듯 답답하고 화가 났다. 개새끼. 개 같은 갤리새끼.

 

 

씨발 난 본 걸 말했을 뿐이야!”

 

 

퍼억. 민호의 주먹이 다시 한 번 날아갔다. 갤리는 덩치가 무색하게 금세 다시 나가떨어져 버렸다. 처음에 약간 들렸던 야유소리나 환호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갤리의 눈이 반쯤 감긴다. 박민호 저 새끼 운동부 아니야? 갤리의 친구들이 수근 거렸다. 갤리는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차라리 기절하는 게 덜 쪽팔리겠다. 민호의 뒤쪽에서 소곤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먼저 잘못한 것은 갤리였다. 갤리는 방송부였고, 그 전날 방송에서 민호를 상대로 호모니 뭐니 음담패설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학교 빈 교실에서 누구에게 따먹히는 걸 봤네, 하는 저질스러운 이야기였다. 그는 명실상부 학교의 상위 권력이었고, 아무나 찍어서 막 주무르고는 했다. 하지만 이번엔 잘못 걸렸다는 것을, 갤리도 아마 깨달았으리라.

 

 

……호모새끼.”

 

 

반쯤 드러누워 있던 갤리가 중얼거렸고, 그 순간 이성을 잃은 민호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다시 한 번 지껄여봐, 개새끼야. 어디서 씨발, 그 못난 주둥이 다시 놀려보라고. 씨발 지껄여보라니까? ? 대답 안 해?

 

그 누구도 민호를 뜯어말리지는 못했다. 민호는 거의 갤리를 죽일 거 같았다. 사태는 선생들과 경비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나서야 마무리가 됐다. 갤리는 전치 3주의 소견서를 받을 수 있었다. 코뼈가 무너졌고, 생니가 두 개 빠졌고, 다수의 타박상을 입었다. 민호는 4주의 정학 처분을 받았다. 퇴학 이야기가 오고갔지만, 그 전에 갤리가 공개적으로 저지른 일이 있었으므로 민호는 약간의 감형을 받은 셈이었다.

 

갤리가 민호를 찾아간 것은 3주가 지난, 퇴원수속을 밟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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