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여까지만

from 2 2013. 11. 16. 21:39

청립이 떡을 친다고

 

 

 

쉬잇. 아오미네가 귓가에서 공기 반 음성 반,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카사마츠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선 최대한 몸을 움츠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옆 사람이 깨요. 답지 않게 존댓말을 쓰며, 아오미네는 여유 있게 웃어 보였다. 어둠 속에서 하얀 치아만 반짝 빛났다. 카사마츠는 웃음이 터질 것 같아서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 사이를 아오미네의 혀가 파고 들었다. 웃지마, 웃지마, 웃지마. 아오미네가 안달이 나서는 중얼거렸다. 카사마츠는, 눈을 접어서 웃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아오미네의 혀를 소리 나게 빨아당기는 것이었다. 순간 그들 사이에 진한 정적이 흘렀다. 멀리서 누군가 끙끙대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자다가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았다.

 

 

나가자.”

 

 

카사마츠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는 날카롭게 날을 세우고 주변을 살폈다. 간간이 뒤척이는 소리만 날 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오미네가 눈을 형형하게 빛내며 그대로 카사마츠의 목덜미에 제 입술을 들이댔다. 괜찮아. 뭐가? –대체 뭐가? 카사마츠가 채 말도 잇기 전에 아오미네의 이가 그의 목에 박혔다. 괜찮아. 다시 한 번 공기 반 음성 반, 아오미네의 목소리가 카사마츠의 귀에 날아들었다. 애애앵. 늦가을 모기가 그들의 주변에서 얼쩡거렸다. 나가자고, . 카사마츠가 아오미네의 등을 철썩 때리며 약간 화가 난 음성으로 말을 하자, 아오미네가 몸을 일으켰다. 그 와중에도 카사마츠의 눈은 그의 상체를 쓱 훑는다. 아오미네는 너무 기뻐서, 입 안의 여린 살을 꼭꼭 씹으며 웃음을 참았다. 카사마츠가 옷을 정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굴엔 졸음이 그득그득하다. 쪼오옥. 아오미네가 그 커다란 방을 울릴 정도로 카사마츠의 눈가에 키스를 했고, 카사마츠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건 그냥 말 뿐이었다.

 

 

*

 

 

여긴 싫은데. 체육관 옆 나무 밑에서, 카사마츠가 쭈뼛거리며 말했다. 모기가 많아서 별로야. 답지 않게 가린다며, 아오미네는 카사마츠의 의견을 묵살하려고 했다. 키스로 말이다. 쭈웁, . 아오미네는 카사마츠의 입술을 길게 빨아당기고서는 그의 몸을 제 몸에 밀착시켰다. 애애앵. 모기가 다시 또 두 사람 사이를 날아다녔다. 아오미네의 단단한 무릎이 카사마츠의 다리 사이에 닿았다. 힘을 주어 밀어대는 통에 카사마츠는 모기 소리 따위에 신경 쓸 여력이 생기지 않았다. 카사마츠의 헐렁한 흰색 면 티셔츠 안으로 아오미네의 검고 커다란 손이 불쑥 침입한다.

 

 

“-, , 다른 데로 가자니까.”

…선배. 이번이 벌써 세 번째야.”

 

 

아오미네가 심드렁하게 중얼거렸다. 첫 번째가 합숙실이었고, 두 번째가 화장실이었고, 세 번째가 운동장. 카사마츠는 생각했다. 어쩌면 이렇게 세심하지 못한 장소선정일까, 하고. 평소 아오미네가 세심함과 담 쌓은 남자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모기가 그득한 이런 곳에서 섹스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니 섹스 자체를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았다. 내일이 합숙의 마지막이라고는 하나 오전에는 체력단련이, 오후에는 단체 경기가 있었다. 팀원들의 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서는 주장이 꼭 필요했다. 애애앵. 또 다른 모기가 카사마츠가 벌린 다리 사이로 날아들었다.

 

 

“-그럼, 빨아줄테니까.”

.”

 

 

아오미네가 무서울 만큼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

 

 

그걸로……, ?”

 

 

카사마츠가 어린애 달래듯이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에게서 흔치 않은 톤이었고, 이런 톤은 아오미네조차 몇 번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아오미네는 그저 멍하니 그것을 음미하고 있었다. 아오미네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초조해진 카사마츠가 그의 엉덩이를 살짝 쥐었다. 다시 한 번 조르듯이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오미네는 저도 모르게 슬금슬금 올라가는 입 꼬리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카사마츠는 그 얼굴을 보고선 범인 같다라는 말을 고스란히 다시 목 뒤로 삼키는 수밖에 없었다. “?” 카사마츠의 목소리가 감미롭게 아오미네의 귀에 감겨 들었다.

 

아오미네의 트레이닝 복 바지가 내려간 것은 순식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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