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합니다.

 

토니x피터

 

 

오늘도 지각이군, 피터.”

미안해요. 차사고 때문에 길이 막혀서.”

.”

 

 

토니는 피터가 항상 메고 다니는 가방을 의자에 놓는 모습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고급 레스토랑에, 덜렁 티셔츠 한 장에 청바지를 입은 꼴이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피터는 정말 눈에 띄는 손님이었다. 피터는 눈썹을 팔자로 만들며 웃었다. 곤란한 것이다. 토니는 생일 선물로 근사한 옷이나 사줄 것을 후회했다.

 

 

문 앞에서 잡히진 않았어?”

 

 

피터는 토니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히끅히끅 숨넘어가는 소리까지 내면서 말이다. 주변이 환해졌다. 토니는 자꾸만 입 꼬리가 올라가서 고개를 살짝 숙였다. 왠지 부끄러웠다. 토니는 주먹을 쥐고 흠흠, 목을 가다듬었다.

 

 

잡혔어요. 토니 스타크씨와 식사하러 왔다니까 보내주던걸요.”

그래. 내가 좀 남루한 차림의 젊은 애가 오면 나한테 안내해주라고 했거든.”

그리고 엄청 핸섬하다고 소개했겠죠.”

착각은 자유지.”

 

 

피터는 이번에도 어린애같이 큰 소리로, 해맑게 웃었다. 식전 빵은 건너뛰고, 스테이크가 곧장 서빙 되었다. 피터는 스프를 거의 마시듯이 떠먹었다. 움직이고 왔으니 배가 고픈 모양이었다. 피터가 시끄럽게 식사를 하든 말든, 다른 누군가가 그를 돌아보든 말든, 토니는 조용히 그를 위해 붉은 와인을 따라주었다. 피터가 눈썹을 올렸다 내렸다. 갈색 눈동자에 의아함이 깃든다.

 

 

완전한 어른이 되는 걸 축하하는 술이야.”

……?”

어른이 된 걸 축하해, 피터.”

 

 

. 두 사람의 잔이 부딪쳤다 떨어졌다. 피터의 갈색 눈동자가 토니를 보지 못하고 허공을 맴돌았다. 피터는 와인을 한 모금 먹고, 손으로 입가를 닦고, 잠시 토니의 눈치를 본 후 냅킨으로 다시 입가를 닦았다. 잔은 테이블에 올려놓는 그의 손끝이 조금 떨리는 것 같기도 했다.

 

 

토니, 미안하지만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피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초콜릿 케이크가 그들의 테이블에 배달되었다. 화려한 장식의 2단 케이크 위에는, 분홍색 크림으로 “Happy Birthday, Pete.”이라고 적혀있었다. 너무 어린 취향으로 골랐나. 아무래도 어린애다보니……. 토니는 조금 쑥스러운 듯 구레나룻을 긁었다. 그리고 그가 꺼내놓은 것은 향수였다.

 

 

무슨 얘길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거부터 받고 하자고, 피터.”

, 아니, 저기.”

 

 

피터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귀까지 빨갛게 열이 올라서는, 그는 와인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창피했다. 생일인 것을 잊고 있었다니. 이놈의 빌런들. 피터는 머리가 띵하게 아파왔다. 이렇게 근사한 생일 축하가 얼마만인지. 그는 약간 울 뻔했다. 여러 가지 의미로 말이다.

 

 

, , 고마워요. 토니.”

 

 

그래서 그는 조금 우스꽝스러운 목소리를 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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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생일을 축하하는 토니와 어른의 의미를 착각한 피터...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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