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파커x스티브 로저스 


  아아. 낮은 탄성을 내뱉으며 피터는 하얗고 탐스러운 스티브의 가슴을 손에 그러쥐었다. 그는 무릎을 꿇고 마치 숭배하는 듯한 모양으로 조심스레 그 가슴에 키스했다. 그의 눈에 황홀한 빛이 떠올랐다. 그리고는 자신이 입 맞춘 자리가 신기하고 감동스러웠는지 다시 한 번 손끝으로 만져보는 것이었다. '캡틴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소년은 들뜬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 '그럼, 물론이지. 피터.' 스티브의 다정한 대답에 소년, 피터가 스티브의 품에 와락 안기며 그 가슴에 얼굴을 묻고 비비댔던 것을, 스티브는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어쩌면 첫 만남부터 피터는 자신의 가슴을 탐내었던 것이 아닐까ㅡ하고 스티브는 멍하니 생각했다. 

  피터는 취해있었다. 그것도 꽤 많이. 그가 숨을 내쉴 때마다 감출 수 없는 술 냄새가 스티브의 콧속으로 파고들었다. 그 앞에 스티브는 상의를 벌거벗은 채로 앉아있었다. 스티브 로저스는 이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가에 대해서 서술할 수가 없었다. 술에 취한 피터가 찾아와 울며 엉겨왔고, 그리고 이런 상태였다. 그렇게밖에 설명할 도리가 없었다. 소년, 아니 이제 더 이상 소년이 아닌, 피터가 뺨을 발갛게 물들이고는 스티브의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 
  

  "조아… 조아해여어… 캡틴……." 
  

  잔뜩 취한, 요망한 혀를 놀리며 피터가 말했다. 그것은 마치 가슴에게 고백하는 것 같았다. 말을 하며 내내 피터는 스티브의 분홍색 유두를 노려보고 있었다. 스티브는 한숨을 목 뒤로 집어삼켰다. 피터는, 스티브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하다가, 그대로 고개를 내려 스티브의 유두를 입술에 물었다. 스티브는 손을 들어 피터를 밀어내려다가, 다시 그대로 손을 내려놓았다. 피터는 스티브의 유두를 길게 빨아들이며 코를 훌쩍였다. 그는 아마 여전히 우는 중인 것 같았다. 피터는 손을 들어 스티브의 반대쪽 가슴을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너무나 조심스러워서, 그건 마치 탐색처럼 보이기도 했고, 혹은 대화를 거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스티브의 몸이 부드럽게 뒤로 넘어갔다. 스티브를 침대에 넘어뜨리고서, 피터는 고개를 살며시 들었다. 스티브는 피터의 얼굴에 엉망으로 번져있는 눈물을 그 투박한 손으로 슥슥 닦아내었다. 이때만 해도 스티브는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작은 팬인 소년 피터가ㅡ사실 더 이상 소년이 아니지만 그는 여전히 피터를 소년처럼 여겼다.ㅡ그저 위로받고 싶어 자신을 찾아왔다고 착각한 것이다. 그는 아마 속으로 '요즘 아이들은 참 희한하군.'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었다. 

  
  "피터." 


  스티브는 마치 어린 아이를 어르듯 부드러운 어조로 그를 불렀다. 피터는 다시 한 번 크게 코를 훌쩍였다. 그리고는 말도 없이 스티브의 눈을 가만히 노려보는 것이었다. 그는 잠깐 자신의 손목에 채워져 있는 웹슈터를 확인했다. 스티브의 손목이 거미줄에 묶인 것은 순식간이었다. 당황한 스티브가 손을 휘둘러 거미줄을 끊어냈고, 거미줄이 끊어지기가 무섭게 다시 또 다른 거미줄이 스티브의 손목에 감겨왔다. 스티브는 몸부림쳤고, 방금과 같은 상황이 몇 번이나 반복되었다. 결국 스티브는 피터를 뒤로 넘어뜨려 제압했다. 역전이었다. 스티브의 눈에는 분노가 일렁이고 있었다. 

  
  "왜… 왜 난 안되는데요!" 


  와락 울음을 터뜨리며 피터가 소리쳤다. 그리고 캡틴은 나쁘다느니, 불공평하다느니,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스티브는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피터를 놓아주었다. 훌쩍. 훌쩍. 피터가 코를 들이마시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그것 외엔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소리도 오가지 않았다. 가쁜 숨소리나 조금 들릴까. 맥이 풀린 스티브가 등을 침대 헤드에 기댔고, 아차 하는 사이 다시 침대에 결박되었다. 피터는 온 얼굴에 눈물이 범벅이 되어서는 미안하다고 중얼거렸다.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그리고 그사이 스티브의 트레이닝복 바지가 거칠게 벗겨졌다. 피터는 손을 덜덜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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