됴첸

from 3 2015. 6. 6. 02:59

나비소년

 

 

나는 종종 도경수를 보았다. 마치 관찰이라도 하듯이 그를 오래도록 쳐다보고는 했다. 가벼운 몸짓. 가볍지만 경쾌하지는 않고. 어딘지 조심스럽기까지 한. 사랑스러운 몸짓. 친구들은 도경수를 보고 늘 기운이 없고 멍하다고 멍경수라고 불렀다. 나는, 도경수가, 늘 어딘가로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생각이 들곤 했다. 그가 언행에 힘을 많이 쏟지 않는 것은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에너지를 아끼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어느 날 눈치 채고 나면 사라지고 없을 것만 같은 기분. 그는 늘 손 안의 나비같이. 불안불안 했다.

 

도경수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종대야.”

 

나는 그를 보지 않는 척, 흘금대는 중이었다그런 나를 도경수는 아는지 모르는지조용한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것이었다도경수는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슬픈 것도, 그렇다고 기쁜 것도 아니고, 그저 고요한 표정 말이다. 가슴이 뛰고 왠지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반 친구들이 모두 축구를 하러 나가고, 아주 멀리서 왁자한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왔다. 도경수는 큰 눈을 느리게 꿈뻑꿈뻑 거렸다. 꼭 무언가 중요한 할 말이라도 있는 것처럼.

 

?”

……아니야. 아무 것도.”

 

평소라면 나는 도경수에게 가르쳐달라고 땡깡을 부렸을 것이다. 나는 그러나 입을 다물었다. 조용하게. 그가 날아갈 수 있도록. 고개가 아래로 떨어진다. 도경수가 내 정수리를 보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몸집에 비해 큰 손이 머리를 쓰다듬는다. 보고 싶을 거야. 나는 그의 언어를 해석한다. 보고 싶을 거야. 안녕. 종대야. 나는 그저 고개를 주억거리는 수밖에 없었다. 햇살 아래 도경수는 아름다웠고, 또 너무 편안해보였다.

 

다음날부터 도경수는 학교에서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그를 기억하지 못했으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나는 도경수를 종종 생각했다. 조용한 날, 햇살이 밝은 날, 신선한 바람이 부는 날, 건조한 날에. 도경수를 생각했다. 그 소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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