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리전력 - 뉴갤

주제 : 알코올

10:00-10:45

 

 

본인이 만들어놓고서, 갤리는 술을 입에도 대지 못했다. 언젠가 한번은 거하게 취한 갤리가 보이는 사람마다 시비를 걸고, 건물을 밀어대고, 가축들에게 욕을 하는 바람에 그 뒤로는 갤리에게 술을 권하는 사람조차 없었다. 맛을 제대로 보지 않으니 술이 맛있을 리가 없었다. 갤리는 씨름을 하다가 혼자서 땀을 쭉 빼고 취한 패거리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비웃곤 했다.

 

뉴트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갤리. 이리와 봐.”

 

습기 없이 청량한 날이었다. 놀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였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이벤트에, 소년들은 고삐를 풀고 미친 듯이 놀기 시작했다. 먹고, 마시고, 뒹굴고, 욕을 하고 그랬다. 갤리는 웬일로 풀이 죽어 구석에서 풀이나 뜯고 있었다. 필시 민호에게 한 소리를 들었거나, 맞았거나 그랬을 것이다. 뉴트는 술을 한 병 들고 비틀비틀 갤리에게 다가갔다.

 

왜 그래?”

 

둘이 친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확실한 육체파 갤리와 확실한 인도어파 뉴트가 이런 축제날 함께 있는 일은 드물었다. 뉴트는 갤리의 옆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누구도 이쪽에 신경 쓰고 있지 않았다. 신입이면 신입대로, 아니라면 아닌 대로, 모두모두 즐겁게 놀고 있었다 그 말이다.

 

맛이 좀 변한 거 같아.”

뭐가?”

 

갤리는 정말로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온 얼굴을 다 찡그려서 뉴트에게 보여주었다. 못생겼어. 뉴트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뉴트는 자신이 들고 있던 술병을 위로 치켜들었다. 갤리의 표정이 오묘하게 변한다. 요즘 열매 수확량이 안 좋긴 했지. 갤리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뉴트가 뭐라고 하든 술에 대한 비법을 말해줄 수는 없었다. 갤리는 과장되게 어깨를 으쓱 해보였다.

 

마셔봐.”

……?”

맛이 변했다니까. 못 알아들었어?”

 

뉴트에게선 알코올 냄새가 풍겼다. 그게 어딘지 위협적이어서 갤리는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뺐다. 그러자 뉴트가 조금 더 다가왔다. 왁자한 가운데, 두 사람 사이에 이상한 기류가 팽팽하게 당겨졌다. 뉴트가 술이 든 병을 흔들었다. 침전물이 회전한다. 갤리는 별로 마시고 싶지 않았다. 한동안 염소들이 피해 다녔던 걸 생각하면…….

 

. . 그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뉴트는 확실히 취한 사람 같았다. 감정적이었고, 표정이나 행동이 과장되어 있었다. 갤리는 조심스레 그것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뉴트의 말랑한 입술이 갤리의 입술에 닿았다. 갤리가 억, 하고 놀라는 순간 그의 입술을 가르고 독한 알코올이 갤리의 입으로 넘어왔다. . . 쿨럭. 갤리는 술을 삼키자마자 기침을 해댔다. 너무 놀란 탓에 사레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그것 봐. 변했지?”

 

뉴트가 갤리의 너른 등을 토닥거리며 말했다. 갤리가 손등으로 제 입술을 닦았다. 뉴트의 말을 여전히 그에게는 개소리로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뉴트는 웃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천진한 얼굴로. 갤리는 조금 억울해졌다. 뉴트가 갤리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방금 기분 좋지 않았어?”

별로.”

술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거 같아.”

 

뉴트가 뿌듯하게 웃으며 술을 한 모금 더 머금었다. 뉴트가 고개를 꺾으며 갤리에게로 다가왔고, 갤리는 싫은 척 입술을 내주었다. 확실히 기분 좋긴 했으니까. 갤리는 그렇게 밤이 늦도록 구석에 앉아 뉴트에게서 꼴랑꼴랑 술을 받아먹고 있었다. 취할 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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