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조각
해리 오스본은 스파이더맨에게 최초로 구해진 인간이었다. 그의 맨 얼굴을 본 것도 그가 처음일 것이다. 그러나 해리는 스파이더맨을 저주했다. 그의 삶이 바뀐 것은 스파이더맨이 등장하고 나서부터였다. 그는 겨우 다섯 살이었다. 어머니와 함께 오스코프 타워를 들렸을 뿐이었다. 총책임자인 노만이 그의 아버지였다. 그 화재가 있기 전까지 그는 어머니를 가지고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스파이더맨이 태어났던 오스코프사의 화재사건에서, 해리는 어머니를 잃었다.
해리는 이따금씩 악몽을 꾸곤 했다. 화재가 났던 날은 비가 내렸다. 해리는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그날의 꿈을 꾸었다. 붉은 불길 속, 어머니는 넘어졌고 해리는 누군가에게 허리를 잡아 채였다. 스파이더맨이었다. 그도 그때 만해도 앳된 얼굴이었다. 해리는 유명 인사였다. 화재사건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악몽을 꿀 때면 빗소리는 어김없이 기자재가 타는 소리로 들렸다. 해를 거듭 할수록 꿈속의 스파이더맨은 기괴한 형태가 되었다.
해리는 스파이더맨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를 죽이기 위해서 말이다.
스파이더맨의 정체를 아는 인간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해리는 오스코프에서 비밀리에 스파이더맨에 대해 연구하는 것을 알아냈다. 그의 비서 펠리시아는 그가 원하는 정보를 그가 원하는 형태로 갖다 주었다. '스파이더맨'으로 추측되는 인물은 3명에서 4명 정도. 가장 나이가 많은 것이 리처드 파커였다. 길쭉한 몸에 서글서글한 눈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인상이었다. 놀랍게도 그는 오스코프에서 근무하는 중이었으며, 스파이더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다. 해리는 곧 리처드 파커에게 흥미가 생겼다. 스파이더맨일지도 모르는 남자가 스파이더맨에 대해 연구를 한다. 거기다 그는 15년 전 화재현장에서도 살아남은 인물이었다. 리처드 파커가 참여한 연구에서, 그를 '스파이더맨'으로 의심한다는 것은, 그를 관찰하는 또 다른 인물이 있다는 것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해리는 자신의 허리를 잡아 챘던 '그'에 대해 기억하고 있었다. 앳된 얼굴을 생각하면 리처드 파커는 나이대가 전혀 맞지 않았다. 해리는 발을 잘못 들였다고 생각했다. 해리가 스파이더맨 프로젝트 폴더에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스파이더맨은 거미와 흡사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또 인간에 비해 힘이 몇 배나 세고, 말도 안 되는 자체 회복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또 하나 웃긴 것은, 오스코프에서 스파이더맨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얼마 있지 않아 뉴욕에서 스파이더맨의 정체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는 것이었다. 거미인간에 대해 떠들썩하게 떠들던 언론들은, 1년 정도 지나고 나니 잠잠해졌다. 거기에는 어느 정도 돈의 힘도 작용했던 것 같았다. 해리는 자신의 회사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괴상한 프로젝트에 대해 알아야할 필요가 있었다.
"펠리시아."
"네. 대표님."
"오스코프의 모든 방에 들어갈 수 있는 카드키를 누가 관리하지?"
"도널드 멘켄 이사님이 직접 관리하십니다."
흠……. 해리는 그 자가 싫었다. 15년 동안 오스코프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도널드였다. 5살 먹은 어린애 해리가 아니라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깔끔하게 해리에게 회사를 넘겨준 것, 그것이 해리는 못내 싫었다. 모든 실질적인 권한은 다 쥐고 있으면서, 얼굴마담으로 대표 자리에 자신을 앉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얼추 맞았다.
그와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것은 좋지 않은 작전이었다. 대신 해리는 다른 전문가를 부르기로 했다.
"맥스 딜런. 그 자를 불러와."
맥스는 오스코프 타워를 설계한 사람이었다. 그라면 오스코프의 생태를 대충은 알고 있으리라. 해리는 서두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어쨌든 스파이더맨은 사라졌고, 그에 대한 유일한 단서가 그 수상한 프로젝트라면,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었기 때문이다. 해리에게는 모든 것을 끝낼 만한 권리가 있었다. 적어도 해리 자신은 그렇게 생각했다. 남들이 보기에 그게 비정상적인 집착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ㅡ기회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맥스는 순순하게 해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는 아마, '인정'이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해리는 생각했다. 오스코프의 중심에 있어도 모자란 인간이, 여전히 잉여처럼 주변을 맴도는 걸 보면. 맥스의 삶에도 '사고'와 비슷한 무언가가 찾아온 것일 것이다.
다행히도 그는 오스코프에 대한 증오를 가지고 있었다. 해리는 어쩔 수 없이 그를 속여야했다. 이것은 오스코프를 공중분해 시킬 만한 거대 '프로젝트'라고 말이다.
-트위터에서 140자씩 이어쓰기 했던거! 나중에 생각나면 잇두루